SAP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SAP가 왜 중요한가 — IT를 몰라도 알아야 할 세 가지
SAP는 세계 최대 기업용 소프트웨어 회사입니다. 이름은 생소해도, 여러분이 쓰는 물건을 만든 회사 대부분이 SAP를 씁니다. 지금 SAP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그게 왜 중요한지를 쉽게 설명합니다.
SAP라는 이름을 처음 들어보셨나요? 괜찮습니다. 하지만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하이닉스 — 이런 기업들이 구매, 생산, 재무, 인사를 어떻게 관리하는지 궁금하셨다면, 그 답의 중심에 SAP가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SAP는 대기업의 두뇌이자 신경망입니다. 공장에서 부품을 주문하는 것부터, 직원 월급을 계산하고, 전 세계 계열사 실적을 합산하는 것까지 — 수백 가지 업무가 SAP 위에서 돌아갑니다. 전 세계 기업 중 SAP를 쓰는 곳이 약 29만 개사. 글로벌 상위 500대 기업의 90% 이상이 고객입니다.
첫 번째 이야기
낡은 엔진을 클라우드로 교체하는 중입니다 — 그것도 마감일이 있는
지금 SAP에서 가장 큰 뉴스는 오래된 시스템에 대한 지원 종료입니다. 'ECC'라고 불리는 구형 버전이 2027년 12월 31일을 끝으로 공식 지원이 끊깁니다. 이 날짜는 SAP가 공식 확정했고 연장은 없습니다.
비유로 이해하기 스마트폰 운영체제 업데이트가 끊기는 상황과 같습니다. iOS 지원이 종료된 아이폰에는 보안 패치가 오지 않고, 새 앱도 설치되지 않습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훨씬 큰 문제입니다. 회사의 모든 거래 데이터가 지나가는 시스템에 보안 구멍이 생기는 것이니까요. |
문제는 속도입니다. 2024년 말 기준, 전 세계 ECC 고객 중 새 버전으로 전환을 마친 곳은 39%뿐입니다. 나머지 60%는 아직 준비 중이거나 손도 못 댔습니다. 새 시스템으로 이전하는 데 보통 1년 반에서 2년이 걸리니, 지금 시작해도 빠듯한 상황입니다.
왜 중요한가: 기업들이 서둘러 전환에 나서면 SAP 전문 컨설턴트 수요가 폭증합니다. 마감일에 가까울수록 비용은 오르고 좋은 파트너를 구하기 어려워집니다. 타이밍이 곧 돈입니다. |
두 번째 이야기
SAP의 새 목표 — "AI가 회사 업무를 직접 실행하게 하겠다"
SAP가 공식 선언한 전략은 두 단어입니다. AI First, Suite First. 어렵게 들리지만 핵심은 간단합니다. 앞으로 AI가 ERP 시스템 안에 기본으로 내장되고, 사람이 하던 반복 업무를 AI가 직접 처리한다는 것입니다.
비유로 이해하기 예전 내비게이션은 경로를 '안내'만 했습니다. 지금의 자율주행차는 핸들을 직접 '조작'합니다. SAP의 AI 전략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까지 AI는 '이렇게 하세요'라고 추천했지만, 앞으로는 AI가 직접 주문을 넣고, 재고를 조정하고, 결재 문서를 처리합니다. |
SAP는 'Joule'이라는 AI 비서를 만들었습니다. 2025년에 14가지 자동 실행 기능을 출시했고, 연말까지 40가지로 늘릴 계획입니다. 2026년 4월 하노버 메세 박람회에서는 공장 운영, 물류, 자산 관리까지 AI가 자율 실행하는 기능을 선보였습니다.
지금 (2024~2025) AI가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렇게 하세요'라고 추천. 사람이 최종 결정. | 앞으로 (2026~) AI가 조건이 맞으면 직접 실행. 사람은 예외 상황만 개입. |
왜 중요한가: 수백 명이 처리하던 반복 업무가 자동화됩니다. ERP를 도입한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훨씬 빠르게 운영될 수 있습니다. 인건비의 문제이기 전에, 의사결정 속도의 문제입니다. |
세 번째 이야기
AI가 잘 작동하려면 '깨끗한 데이터'가 먼저입니다
SAP가 강조하는 또 하나의 원칙이 있습니다. 'Clean Core'(클린 코어), 직역하면 '핵심을 깨끗하게 유지하라'는 뜻입니다.
비유로 이해하기 20년 된 아파트를 리모델링할 때, 벽마다 임의로 뚫은 구멍, 불법 증축한 방들이 있으면 인테리어 공사가 두 배로 어렵습니다. SAP 시스템도 마찬가지입니다. 수십 년간 각 기업 사정에 맞게 수정하고 덧붙인 코드들이 쌓이면, AI 기능을 추가하거나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할 때 예상치 못한 문제가 터집니다. |
SAP는 앞으로 '표준 기능 그대로 쓰고, 필요한 확장은 별도 공간(BTP)에서만 하라'는 원칙을 밀고 있습니다. 이게 갖춰진 기업만이 Joule AI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데이터가 엉켜 있으면 AI도 틀린 판단을 내리기 때문입니다.
왜 중요한가: AI 도입을 고민하는 기업이라면, '얼마나 빨리 AI를 붙이느냐'보다 '데이터가 얼마나 깨끗한가'를 먼저 봐야 합니다. 기반이 없으면 아무리 좋은 AI도 신뢰할 수 없는 결과를 냅니다. |
흐름으로 보기
SAP가 그리는 미래, 타임라인으로 정리
2023~2024 | Joule 등장 SAP 시스템을 말로 조작하는 AI 비서 출시. '이번 달 매출 요약해줘' 같은 명령이 가능해짐. |
2025 | AI First 공식 선언 AI를 모든 제품의 기본값으로. 자율 실행 AI 에이전트 14종 출시, 연말 40종 목표. |
2026 상반기 | 공장·물류 AI 공개 AI가 주문, 재고, 자산 관리를 사람 없이 실행하는 단계로 진입. 하노버 메세 발표. |
2027. 12. 31 | 구형 ECC 지원 종료 이 날짜 이후 보안 패치 없음. 전환 못 한 기업은 보안·규제 리스크를 고스란히 감수해야 함. |
2028~ | Agentic ERP 시대 AI가 end-to-end 업무 프로세스를 자율 실행. 사람은 예외·전략·창의 업무에 집중. |
결국 SAP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것 ① 대기업 운영의 핵심 인프라가 AI 기반으로 전환 중입니다. 이건 IT 이야기가 아니라 경쟁력의 이야기입니다. ② 2027년이라는 데드라인은 글로벌 기업들의 대규모 IT 투자를 강제하고 있습니다. 그 수요가 어디로 흘러가는지 보면 산업의 흐름이 보입니다. ③ AI는 '좋은 데이터 위에서만 작동한다'는 명제가 기업 현장에서 실증되고 있습니다. 데이터 정비가 AI 전략의 선행 조건입니다. |
본 글은 SAP SE 공식 공시(Form 6-K), SAP 혁신 가이드(H2 2025), 하노버 메세 2026 발표 내용 기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SAP의 제품 로드맵은 사전 예고 없이 변경될 수 있습니다.